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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요 (1,000)/한국여행(충청)

백제와 조선의 마지막을 지켜본 신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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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 고요함, 절밥, 맑은 공기 같은 것이죠.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신원사동길 1에 위치한 신원사는 동학사, 갑사와 함께 계룡산 3대 사찰로 꼽히는 곳입니다. 신원사는 백제 의자왕 11년 (651)에 보덕화상이란 고승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진왜란때 불에 타서 없어진 것을 그 이후에 중창하고 보수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다른 사찰과 달리 산세를 그대로 이용하고 있어서 사천왕문이 먼저 방문객을 맞이해주네요. 

신원사에는 충청남도 유형문화제 제 80호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하여 신라 말 고려 초기의 석탑양식인 5층석탑이 남아 있습니다. 




임진왜란때 대부분 불타 없어졌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들어가보았는데 전체적으로 사찰은 천년 도량을 가진 사찰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남겨져 있었습니다. 



신원사의 석등은 비교적 최근에 세운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진으로 보면 알겠지만 지붕돌에 비해 등불을 두는 화사석과 밭침기둥을 두텁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석등은 등불을 안치하는 공양구의 하나로 불교에서는 등불을 밝히는 것을 공양중에 으뜸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등불을 안치하는 화사석은 사찰마다 조금씩 형태가 다르지만 사각형, 육각형, 팔각형이 대부분이죠. 



신원사 범종각 안에 있는 범종이 위세 좋게 놓여 있습니다. 마침 범종을 칠때여서 그런지 범종소리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맑으면서 웅장하고 기세좋은 소리가 계룡산을 감싸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렁차다는 말이 적당해 보일정도더군요. 마음속의 번뇌를 조금은 날려버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멀리 대웅전이보이고 절마당에는 5층석탑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는 오래된 소나무, 은행나무, 참나무, 배롱나무 뿐만이 아니라 달달한 열매를 맺는다는 보리수나무가 있더군요. 





대웅전의 지붕이 기세좋게 하늘로 살짝 치켜들고 있습니다. 부처님이 말하는 진리란 무엇인가 다시 생각하게끔 해줍니다.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인데 멀리 억만겁의 세월을 미리 안다면 조금 삶이 평안해질까요. 봄이면 왜 꽃이 피는지는 알지만 그것에 대한 깊은 의미를 알기는 힘들죠. 



작년에 이곳 천수관음전에 1,250개의 보살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오래되어 보이는 이 건물은 공주 계룡산 중악단이라는 곳입니다. 신원사에 있는 중악단은 조선에 제사를 지내는 곳이었습니다. 상악단은 묘향산에 있고 하악단은 지리산에 있다고 합니다. 1394년에 창건한 신원사의 산신각으로 1651년(효종 2년)에 철거되었다가 1879년 (고종 16년)에 명성왕후가 다시 건립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고 하네요. 



산신제는 예로부터 내려오던 그런 산악신앙이면서 민간신앙이었죠. 상악단과 하악단은 소실되어 없어졌지만 중악단은 이렇게 건재합니다. 



중악단은 궁궐의 양식을 그대로 축소하여 만들 건물로 저 안에는 산신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백제가  멸망하기 직전에 만들어진 사찰 신원사는 백제멸망시 의자왕이 잠시 몸을 숨겼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조선 말에 명성왕후는 이곳에 중악단을 재건했지만 이제 그 흔적만이 남아 있네요. 신원사는 두 국가의 멸망을 지켜본 셈입니다. 작년에는 을미사변 120주년을 맞아 일제 강점기 당시 심어진 가이즈카향나무 2그루를 제거하고 한국의 고유송인 반송으로 대체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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