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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요 (1,000)/한국여행 (경북)

함양에 가면 처음 방문해야 하는 아름다운 정자 거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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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운무가 함양의 산하에 내려있는 날 함양으로 향해보았습니다. 경남 함양군이라는 지역은 처음 가본곳이었는데요. 정말 아름다운 지역이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포근하고 마치 제가 자란 곳 같은 포근함을 주는 곳이더라구요.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만의 사시나무 숲을 가꾸는 것이라고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하나의 나무처럼 보이지만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뿌리를 만드는 것은 자신만의 길을 만드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내리는 비로 인해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계곡을 지나 선비문화 탐방로를 걸어봅니다. 

 

 

함양군에서 나무와 풍경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함양의 거연정이라는 대표적인 정자를 찾아가 보는 길입니다. 

함양군의 선비문화 탐방로는 서하면과 안의면을 이어주는 길입니다. 1구간과 2구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서 걸어가시면 됩니다. 

외딴곳에서 홀로 있을 것만 같은 사시나무는 거대한 원뿌리의 일부를 이루며 큰 생명체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유타주에 가면 판도(Pando)라는 불리는 사시나무 군락은 무려 43만 제곱미터의 넓이를 자랑하며 거대한 원뿌리에서 뻗어 나온 나무들 중 하나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정신이 바로 그런 사시나무와 같은 것이 아닐까요. 그렇게 문화로 자리잡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날도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길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아래 함양으로 출발을 해보았습니다. 옛 안의(安義) 3동의 하나인 화림동 계곡으로서, 농월정과 용유담, 그리고 거연정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풍경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 건너편에 있는 거연정을 보는 순간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17세기 건축물이었으나 이후 화재와 훼철 등으로 예전의 모습은 찾을 길이 없고, 19세기말에 재건축한 누정이기는 하지만 전통 건축물로서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선조들의 풍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 거연정입니다. 비가 내린 덕분에 이곳의 풍경은 동적이면서 더 에너지가 넘치는 느낌을 받게 해주었습니다. 

여름에 이곳에서 물놀이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 주변에는 물놀이를 하지 말라는 경고문구가 눈에 뜨이는 것으로 보아서 아무 곳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자연 바위를 그대로 이용하고 주변 경관으로 물과 소나무를 조화시킨 건축기법이 거연정이라는 정자가 자리한 지역의 특징입니다. 

 공자가 산도 좋고 물도 좋지만 산보다 물이 더 좋다는 말이 하지 않았던가요. 날씨가 비 온 뒤에 맑음은 아니었지만 마음만큼은 맑음에 이른 날이었습니다. 자연과 세월이 만들어놓은 바위의 사이로 세차가 흘러내려오는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세상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을 다시 보게 만들어 줍니다.

고여 있는 물이 맑지는 않지만 탁하지는 않게 보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젊었을 때 할 수 있는 신체적인 능력은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결정적 지능 곡선은 상승 곡선을 그린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쌓아왔던 것이 많은 만큼 사시나무의 거대한 뿌리를 가지고 새로운 모습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경상남도의 함양이 경상북도의 안동보다 더 많은 볼거리가 있다는 것을 보니 역시 계속 살펴봐야 무엇이 바뀌는지 중요한지 알 수 있다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남 함양은 지리산과 덕유산 두 명산이 걸쳐 있는 곳입니다. 덕유산의 포근함과 지리산의 깊숙함을 같이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왕에게 현판을 하사 받은 사액서원인 남계서원을 비롯해 서원이 13개나 있으며  영남 유생들이 덕유산 60령을 넘기 전 지나야 했던 길목으로 예쁜 정자와 시원한 너럭바위가 많아 예부터 '팔담팔정(八潭八亭 8개의 못과 8개 정자)'으로 불렀던 화림동 계곡은 빼놓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함양의 거연정에서 거연(居然)은 뜻밖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봉화 청암정과 석천계곡이 있는 유곡마을은 1380년 충재(沖齋) 권벌의 선조가 처음 개척한 곳으로 알려졌으나 권벌이 중종 15년인 1520년 터를 잡은 곳으로 파악됐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선비문화탐방로 2개 구간이 조성이 되어 있는데 화림동계곡의 백미인 거연정(경남유형문화재)과 농월정을 잇는 1구간(약 6㎞)이 인기라고 합니다. 

정자 안쪽으로 들어와서 바깥의 풍경을 바라봅니다. 기암괴석과 흘러가는 물 그리고 봄의 향기가 물씬 나는 초록빛의 색감이 좋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옛날의 선비들이 머무르면서 이곳에서 솔송주를 한잔 마시며 좋은 때를 보내지 않았을까요. 문득 이곳에서 솔송주가 한 잔 마시고 싶어지게 됩니다. 사람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쌓아온 지식을 활용하는 결정성 지능은 40대부터 생긴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 지금까지의 지식과 아이디어들이 무엇을 의미하고 그것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고 합니다.  

 

떨어져 있어도 떨어져 있지 않으며 기암괴석의 사이사이를 흘러내려오는 물길을 보면서 혼자가 아닌 풍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봄의 계절여행하기에 좋은 이맘때 함양을 간다면 꼭 거연정을 들려보기를 권해봅니다. 아름다운 풍경이 거기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가 있습니다. 

 

함양 거연정 ( 咸陽 居然亭)

경남 함양군 서하면 봉전리 2006

고려 말의 충신이며 정선 전씨(旌善全氏)의 파시조인 전오륜(全五倫)의 7대손 동지중추부사 전시서(全時敍)가 1640년(인조 18)경 서산서원을 짓고 현 위치에 억새로 만든 누정을 처음으로 지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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